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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주식 3개월차 주린이 주식 시작한 이유

자본에 대한 개인적 감상 

 

30이 넘은 나이에 이렇게 까지 모은 돈이 없어도 괜찮나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동안 돈을 모은다는 생각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업으로 삼아 살고 싶다 라는 생각으로

열정 페이 직장들을 전전한 바람에 모아둔 돈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개인적인 사정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앞으로 내가 쌓아온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결국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장사를 시작했고

작년 겨울 쯤 규모를 키워가던 장사가

코로나가 터지면서 수익이 제로

혹은 제로에 가까운 시간들이 늘어났다.

 

수익이 없이 앉아만 있자니

자연히 지독하고 끔찍하게 가난했던 시절들이 떠올랐다.

 

잊을만하면 붙는 빨간딱지는 애교고

피자가 너무 먹고 싶어서 피자 전단지를 뜯어먹던 기억이나

벌레와 곰팡이가 창궐하던 집

유통기한이 지난 즉석식품을 싸게 사서 끼니를 때우고

천장에선 물이 새 곰팡이 핀 벽지에 고인 물 때문에 천장 한켠이 늘어져 있었고

학교 행정실에 매일같이 불려가서 혼이 나고

담임 선생님이 수학여행비나 졸업여행비를 대신 내주기도 했다

빚 독촉 때문에 전화가 울려도 받아선 안됐고

누군가 문을 두들겨도 숨을 죽이고 살아야 했다.

 

부모님께서 중국에 공장을 알아볼 정도로 크게 하던 사업이

고의적 부도, 사기에 휘말려

우리의 잘못이 아닌데도 그 부채를 고스란히 둘러 쓰고

도저히 손을 쓸 수도 없이 당하기만 하던,

그렇게 찢어지게 가난했던 시절이 크게 보면 두세 차례 정도 있었던 것 같다.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꼭 그렇게 스스로의 잘못이 아닌경우에 한해서 

손도 못쓸 금액의 빚이 떠안겨지는 경우가 많았다. 

 

작정하고 달려드는데, 어떻게 안당하나 싶으면서도 

경제나 금융관련된 정보나 지식들을 좀 더 알고 있었더라면

상황이 조금 다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직 어릴때였는데도 

돈이 없어서 억울하고 서러운 기억이 많았고

단지 돈이 없다는 사실로 받는 박한 대우나 불이익이 들이 

원망스럽거나 화가 치밀어 올랐던 기억이 많았다. 

 

내가 돈이나 자본의 존재감을 피부로 느끼게 된 계기들이 이렇다 보니

돌이켜보면 나는 '자본' 이라는걸

무조건 적으로 악의 축이라고 생각하며 커왔던 것 같다.

 

사상이 그렇듯, 자본 역시 누가 어떻게 휘두르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선할 수도 악할 수도 있는 건데

생각은 그렇게 하면서도 내가 생각한 '선한 자본'이 

어떤 이상적인 존재라고만 치부했던 것이다. 

 

 

아주 어릴 적의 엄마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돈 이야기로 언성을 높이고 있거나 싸우고 있던 기억들이 많았고

누군가를 탓하는 모습들도 많았는데 

그렇게 몇 차례 큰 일들을 겪고 나니

이제는 '사람이 거짓말하는 게 아니라, 돈이 거짓말한다'라는 말씀을 자주 하신다. 

 

내가 대학생쯤,

돈을 떼먹고 도망친 사람을 잡았는데 

그 사람이 노모와 살고 있고 변제할 능력이 없어 보인다. 

당사자가 선처를 원하는데 원한다면 징역살이를 시킬 수 있다. 

어차피 돈을 받을 수도 없는데

이미 오래전 일이고, 상황도 예전만큼 나쁘지 않으니

얻는 것 없이 남에게 억한 심정 가지게 할 필요가 있나 싶다며

오빠와 나를 앉혀두고 의견을 물어보던 기억이 있다. 

나는 말로는 그러는 게 좋겠다고 동의를 하면서도 

그날 밤 마음이 복잡해 잠들지 못했고

얼굴도 모르는 그 사람의 불행을 바라기도 했다.

 

왜 뺏기는 사람만 뺏기고

당하는 사람만 당하고 살까 

왜 자본 앞에서는 이렇게 될 수밖에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내 잘못도 아닌데, 가지지 못한 게 죄가 되는 사회를 만드는 게 

자본이라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엄마의 말대로,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돈 앞에 무책임하고 자신만을 위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바꿔 말하면 결국 그런 결정을 내리는건 사람이다. 

자본 자체가 나쁜 존재라기 보다 

자본을 잘못 휘둘렀을 때 부정적 효과가 오는 것이다. 

 

 

 

 

 

자본에 대한 인식, 재테크로 주식을 선택하기까지 

 

몇 년 전부터 지금까지 화제가 되는 삼성 분식회계 같은 사건들이 그렇듯 

돈과 권력 같은 것들은, 사람의 욕심과 맞닿아 있어

그런 뉴스들을 접하는 일반 서민들에게 

한국에서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자본을 모을 수 없다 라는 인식과

그러므로 돈을 가진 사람들은 다 나쁜 사람이고, 

부정한 방식으로 돈을 모았을 것이다. 

라는 인식이 큰 게 심어진 것 같다.

 

이러한 인식들이 아주 틀린 인식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어느 정도 동의를 하는 바이지만 

이러한 인식들 때문에 자본이 무조건 나쁜 쪽으로만 비치고 

'돈'이라는 게 악한 이미지로 굳어져 버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자본을 경시하고 멀리하기만 한다면

계속해서 자본에 당하거나

끌려다니면서 살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당장 찾기 시작한 게

재산을 불리는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재산을 불려 가는가 였고 

여러 가지 재테크 영상들을 접하게 되었다.

 

부동산, 펀드, 주식, 코인 관련 자료들을 많이 접하게 됐고

자본금이 많이 필요한 부동산은 제외하고

전문성 있고 내가 듣고도 이해 가능한 영상들만 찾아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식 영상들을 가장 많이 접하게 되었다.

 

주식은 곧 패가망신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주변에서 누가 주식을 한다고 하면 뜯어말리던 편이었는데 

주식에 관련된 투자자들의 영상을 접하면 접할수록

과욕이 비극을 불렀을 뿐

적당한 선을 지켜가며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한다면 

내 재산을 지키고 불려 가기에 좋은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본을 경시하는 게 건전한 사고방식이라는 착각을 할 정도로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던 생각이

자본과 경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경제) 문맹이고 무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깨졌다.

 

 

 

 

 

주식 시작, 시작 전과 비교해 달라진 점 

 

증권사를 가야 하나 하는 생각에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비대면 계좌로도 증권거래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주거래 은행인 KB국민은행이 KB증권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바로 어플을 깔고 주식 계좌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5만 원만 넣고

몇천 원, 몇백 원짜리 1주 2주 정도로 

어떤 식으로 매도, 매수를 하는지부터 연습하고 

어떻게 거래를 하는지 거래가 성사되기까지의 타이밍이나 

등락이 일어나는 상황들을 지켜보면서 

거래 방법부터 익혔다.

 

타고난 오타쿠 dna 때문에 

종잣돈이 생기는 족족 써버리는 병적인 소비를 막고 싶은 마음이 더 컸고 

적금으로 묶어 둔들 해지하면 그만인데

주식은 이 돈을 자발적 의지로 묶어둘 수 있는 동시에
수익을 볼 가능성이 높은 장점이 있었다.

애초에 수익률보다는 돈을 묶어두는 역할이 더 컸기 때문에 

수익률 자체에 큰 욕심을 내진 않았고

지금이라면 하지 않을 허튼짓으로

나가지 않아도 될 돈들을 많이 날려 먹었지만 

큰 수익은 아니더라도

원금 손실 없이 수익을 보고 있고 

내 돈이 들어간 만큼

예전보다 사회 분위기나 경제에도 관심이 많아져 

스스로 공부를 하게 되고 자기 계발이 되는 것 같다. 

 

내가 공부를 하고 돈을 들이면 

조금이라도 수익이 들어오는 모습을 보다 보니 

모호하기만 하던 현금의 가치가 더 확 와 닿게 되었고 

구매를 하기에 앞서 현금의 가치를

주식 종목(기업가치)과 비교해보는 습관이 생겼고

그만큼 충동구매도 많이 줄었다.

 

주식을 시작하기 전에는 사치를 부리고 싶기도 했고

실용성이 없더라도 예쁜 물건들을 사모으고 싶었다.

지금은 물건을 소비하고 싶기보다

그 돈으로 내 자산을 불리고 싶은 욕구가 더 크다.

 

더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내 수중에 몇백이 있다면 

그 돈을 주고 사치품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기만족하고 싶기보다 

그 돈을 기회비용으로 활용하고 투자해서 

여유자금이 생기면 더 많은 일들을 하고 싶다.

 

이런 생각들을 한다 한들

여전히 나는 소비가 좋고 가지고 싶은 것도 많다. 

지금 당장 즐겁게 즐기는 것 도 중요하지만

지금을 후회 없이 보내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적당히 균형을 이루게 된 것이다.

 

 

 

실제로 원금 손실의 위험도 있기 때문에

섣불리 추천한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일확천금의 꿈을 꾸는 투기성 주식보다

재테크로서 주식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많은 정보들을 찾아보기 바란다.

 

내가 불리한 상황 일수록, 강하지 못한 존재일수록

더 똑똑해져야 하고 그렇게 스스로를 챙겨야 한다.

 

자본주의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상

주식투자와 같은 제태크는 하지 않더라도 

한국 경제가 돌아가는 상황이나 

경제와 연결될 수 밖에 없는 사회 현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생활하는것 만큼은 권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