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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xx

정직한 후보 (2020) / 여러모로 아쉬웠던 영화

코로나가 아직 한국에 퍼지기 전에 기대했던 영화가 있었다.

 

 

 

라미란이 48편의 영화 끝에

첫 주연을 맡았던 걸캅스 이후 다시 주연을 맡은 영화인데다가

호감도 높은 출연진으로 기대를 모았던 '정직한 후보'

 

영화 '라이어 라이어'를 카피한 브라질 영화를 리메이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영화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얽힌 스토리도 영화의 주제로 볼 수도 있는

정치와 거짓말을 닮은 것 같기도 하다. 

 

 

4선 국회의원인 라미란이 하는 말들은

국민은 개, 돼지라 칭해 논란이 일었던 국회의원의 언행이 떠오르기도 한다. 

 

사진출처: 다음영화

 

거짓말을 밥 먹듯 해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국회의원이

그것도 '살인만 안 하면 당선 확정'이라는 소리까지 듣는

이미지 관리 잘 된 국회의원이 

갑자기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설정은 흥미로웠고

거침없이 할 말을 하는 모습들은 통쾌하기까지 했다. 

 

자기 뱃속 챙기기 바빠 머리를 거치지 않고 내뱉어지는 언행을 보고 있자면

차라리 입으로 똥을 싸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은데

국내 정치를 지켜보며 많은 사람들이 느꼈을 

이런 짜증과 답답함이 해소된듯한 기분도 들었다.

 

 

그녀를 둘러싼 짜인 판과 같은 공천과 선거활동.

그에 얽힌 정치인들의 거짓말과 

일만 터지면 대책 없이 앓아눕는 모습이나

정치와 얽히기만 하면 욕을 들어먹는 각종 재단,

그에 얽힌 비리들을 유쾌하게 꼬집어낸 영화라는 점은 좋았다. 

 

 

억지웃음이 없어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웃음도 없었다. 

 

배우들도 연기를 잘하는 데다가

서로 간의 호흡도 잘 맞다고 느껴서 

그래도 중반까지는 몰입도가 높고 재미도 있어서 집중하며 봤다.

중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중간중간 많은 부분들이 생략된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고 

구태여 이어 붙인 신파적인 장면들이 아쉬웠다. 

 

영화에 들어간 신파에 야박한 편은 아니지만, 

기왕 실력 좋은 배우들까지 출연하는데

차라리 끝까지 유쾌함으로 갔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라미란이라는 배우를 좋아하기도 해서 

많이 기대를 했던 영화인데,

코로나로 타격을 받아 제대로 된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도 아쉬웠고

영화 자체도 아쉬웠다. 

 

 

은연중에 로맨스 코미디나 코미디 영화를

얕잡아 보는 분위기가 있어서 그런지

코미디 영화에서는 꼭

감동 포인트와 교훈 같은 것들을 섞으려 한다.

 

내가 자연스럽게 코미디 영화를 기피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코미디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신파나 감동, 교훈 같은 걸 기대하는 경우는 잘 없다. 

 

좋아하는 배우가 나와 신나게 웃겨준다면

그걸로 만족할 것이고, 얼마든지 볼 의사는 있고 

다른 많은 대중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 생각한다. 

 

교훈을 주고 감동을 주는 영화가 있다면

재미를 주고 지친 마음을 웃음으로 달래줄 영화도 필요하다.

그것이 무엇이든, 본질에 충실한 영화를 대중들은 원할 것이다. 

 

비단 코미디 영화에만 국한되는 바람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있어 보이려는, 어렵게만 만들어놓은 영화도 취향이 아니고 

대단한 반전이 숨겨진 척하는 유치하게 꼬아놓은 영화들도 취향이 아니다. 

좀 더 어깨에 힘을 빼고, 이야기에 충실한 영화들이 보고 싶다.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