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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Xx

머니게임 (2020) / 이렇게 잘 만들어진 드라마 시청률이 낮았다고요? 왜죠?

 

 

 

 

개인적으로 티비엔 드라마를 좋아한다.

사실 내가 티비엔의 드라마를 좋아하는건

작품성도 작품성이지만,

스튜디오 드래곤과의 협업 결과물이 좋기 때문인 것 같다. 

 

각 드라마에 맞게 조정되는 색감이나 

특히 사운드 효과들이 너무나 취향이다. 

 

일본 후지테레비 작품들을 전부 이마지카라는 편집실에서 편집하는

뭐 그런관계 같기도 하고.

 

아는 사람은 다들 알고 있겠지만

머니게임으로의 유입을 가장 많이 부추겼던 건

심은경 님이 연기한 이혜준과

유태오 님이 연기한 유진 한 의 서사 영상들

 

 

 

하지만 포스터에서도 보이다시피 

유진한의 분량은 적은 편

 

 

혜준이랑 유진을 이렇게라도 붙여놓고 싶어따..☆

 

 

 혜준과 유진의 서사 

 

많은 이들이 머니게임의 마니아가 돼버릴 수밖에 없는 이유 

그리고 많은 이들이 머니게임을 보게 된 이유 

 

나만해도 이 드라마를 하루에 14편을 몰아보는 바람에

이틀 만에 해치워 놓고 

유튜브에서 혜준과 유진의 착즙 영상들을 보고 또 본다. 

머니게임은 보지도 않았는데

이 둘의 서사는 줄줄 꿰고 있단 댓글들도 보일 정도로

이 둘의 조합은 매력적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향 첨가 수준의 러브 라인에서 어떻게 이런 케미가 나올 수가 있는지

 

정말 좋았던 건

세상 순둥 해 보이는 혜준의 대쪽 같던 모습과 

세상 나쁜 남자 같아 보이는 유진의 순애보적 모습이었다. 

 

둘 사이의 팽팽한 분위기가 극 전체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시원시원한 진행 

 

하루에 14편을 연달아 보는 동안 지루하지 않았던 건

시원시원했던 진행 덕이 아니었을까 싶다. 

 

가족처럼 굴다가도

돈문제 앞에서는 결국 가족 편을 들게 되는 모습들이나

그런 친인척 때문에 매번 자진적 피해를 보는 혜준을 보면서

답답하다기보다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본인이_아무리_잘하면_뭐하나_주변에서_초를_치는데)

 

친인척 간의 돈문제로 상하는 감정 문제 정도야

스치고 지나가는 에피소드쯤으로 연출될 정도로 

1편부터 16편까지 BIS조작이라는 메인 에피소드를 두고

끊임없이 사건이 터지지만 답답함을 느낀 적이 없었다. 

 

매회마다 엔딩 부분이 지나치게 극적이지 않은 것도 좋아서

치고 빠지기가 굉장히 깔끔하게 이어진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머니게임의 현실적인 설정 

 

아예 인터넷 소설 느낌으로 오글거리던가 

그게 아니면 미화 없이 현실적인걸 좋아하는 편인데

포스터만 봐도 알겠지만 머니게임은 후자 쪽이다.

 

주인공의 개인적인 상황들은 물론

직장 내에서의 사소하게 일어나는 상황들이 모두 현실적이다. 

 

이 외에도

일어설 방법은 한방밖에 없다며 

투자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고모부의 모습 

 

메인이 되는 사건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드라마이다 보니

이런 관점이나 시대상을 부각한 연출이라기보다

각 캐릭터마다 가진 설정 속에 잘 녹아들어 있는 연출에 가깝게 느껴졌다.

 

 

 

 

 

 직장생활 (못해먹겠다

 

생존성 아부는 물론이고

학연, 지연 과시가 만연하는 분위기.

'뭐 어쩌라고요.' 식으로 되받아 치면

사회성이 떨어진 사람 취급까지 받는다. 

 

바른 소리를 하면 손가락질을 받는 건 물론이며

어떨 땐 역으로 피해를 보기도 하고

나의 공이 곧 상사의 공이 되어버리고 

내가 하지 않은 잘못도 내 잘못이 되어버리는 그런 순간들

그리고 그걸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가장 아래의 위치.

 

점심이며 회식이며

억지로 가져야 하는 식사자리부터

내가 가진 상황이나 배경에 따라 

어떤 일이 터졌을 때 표적이 되고 말고 하는 상황까지. 

 

구구절절 현실적이었다.

 

혜준은 감싸주는 상사라도 있지

새삼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직장 생활 생각을 많이 했다.

 

 

 

 

 

 흙수저 혜준 

 

첫 출근을 축하하는 고모가

우리 집에서도 장관이 나왔으면 좋겠다 라는 말을 하자 

혜준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여기까지 온 것도 기적이라 말한다.

이를 아득아득 갈아가며 공부했을 텐데 

그렇게 이를 갈고 준비하고 공부하면서 현실을 실감했기에

그 이상은 바라지도 못한다.  

 

혜준의 캐릭터가 가진 위치와 상황이 

'인간승리'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는 게

어색한 설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혜준을 흙수저라고 생각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었다. 

 

사람들이 말하는 '출세'라는 게

더 이상 나만 잘났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불가능으로 여겨지는 세대고 

재력과 백그라운드가 없으면 불가능해진 세대다. 

 

개인적으로는 주변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됐고, 

그랬기에 혜준을 더 가까이 느꼈던 것 같다. 

 

 

 

 

 

 

 

 

 소신에서 출발했던 허재의 욕심 

 

유진과 혜준만큼 애착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가 허재였다. 

 

처음에는 자신의 소신과 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행동하는 사람이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그런 올바른 소신과 가치관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잘못을 저지르게 되고

그렇게 저지른 잘못을 감추고 덮으려 하면서 

점점 초심을 잃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인간이 가진 비겁한 모습을

현실적으로 나타낸 것 같아 좋았다.

 

그래도 다행히 (여러의미로 인간적인) 허재는 

욕심을 내고 있는 자신을 인지하고

방향이 더 틀어지기 전에 자기 자신을 다잡지만 

결론적으로 일이 틀어지지 않았다면 

사람을 죽여놓고도 대통령 출마를 했을 것이다. 

 

 

 

 

본인의 직업적 가치관이기도 한 경제관이

성립된 이유와 계기가 확실하기도 했고 

그 계기가 가져다준 감정이 절절했고 간절했기 때문에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그나마 균형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좋든 안 좋든 허재의 대쪽 같은 성격이

은행장과 국회의원, 유진 한 앞에서 직구를 날리는 장면들은

통쾌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혜진과 유진의 케미만큼 좋았던 게 

허재와 유진의 케미였다. 

 

채이헌이 너 부숴버린다더라 였나 

유진 약 올릴 때는 너무 찰져서 소리 내서 웃었다ㅋㅋ

 

 

 

 

 

 연출이 취향 

 

개인적으로는

이런 미디어 컨텐츠가 아니더라도

뭐든 퀄리티의 차이가 느껴지는 부분이 디테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디테일들은 대게 쉽게 보이지 않는 부분들에서 티가 난다.

 

특히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음악의 선정이나 배경음, 효과음 같은 것들의

역할이 크다는 주관을 가지고 있다. 

(하다못해 음식점이나 카페에서조차)

 

슬로우를 거는 타이밍이나,

음향효과와 배경음을 넣는 타이밍이 정말이지 너무나 취향이었고

화면으로 잘 보여준 연출도 개인적으론 취향에 맞았다.

 

끊어져 건조한 듯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긴장감도 있는 화면이 좋았는데

이헌이 문건을 누출한 건 자기 혼자 짓이라고 하던 장면의 앵글과

허재가 이헌에게 언제 이렇게 변했냐고 묻는 장면에서

유리에 비친 이헌의 모습을 보여준 것도 좋았다.

 

혜준과의 첫 만남에서 섀넌에게 한방 먹이며 들떠 보이는 유진 한의 모습이나

와인을 마시면서 혜준의 말에 반응하는 모습

유진 한과 카페에서 마주하고 대화를 나는 후 혜준의 표정이나 반응 같은 

티테일한 감정선이 녹아든 연기들도 당연 너무 좋았지만 

 

소리를 잘 활용한게 좋았다.

특히 피아노 소리를 배경음으로 정말 잘 활용했다 느꼈는데

 

유진과 혜진 모두에게 각별한 피아노가 만들어낸 선율이

적재적소에 깔려있다는게 개인적으로는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혜준유진의 많은 명장명들이 있지만 나는 이 장면이 그렇게 좋더라

 

 

회의장에서 혜준을 쫓아가는 유진의 장면이

보는 각도에 따라서는 호러로 보일 수도 있을 장면인데(..ㅋㅋ)

피아노 멜로디 깔아주니까 

세상 애틋한 것..

드라마를 보는 내도록 피아노 멜로디가 나올 때마다

가슴이 저리다 못해 아렸다. 

 

 

 

 

 

 IMF, 금융위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묘하게 故김대중 전 대통령이 겹쳐 보이던

머니게임 속의 대통령. 

 

그래서 그런지 내가 아직 어리던 IMF 때의 기억이 더 나기도 했다.

무너진 경제를 재건하려던 노력보다 

무너지기 전에 나타나 막을 순 없을까 하는

시대적 타이밍에 대한 아쉬움 탓이었던 것 같다. 

 

 

하루가 지나기 무섭게 투신자살 소식이 뉴스로 전해지고

신문에는 산타도 부도나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못준다는 만평이 실리기도 했다. 

부모님이 금 모으기 운동에 동참하고 나서

금 모으기 운동 생방송으로 지켜보던 그때의 기억이

어른이 된 지금도 생생하다.

 

그리고 이런 와중에 가진자리에 비해

비상식적이고 무책임했던 관료들과  

'이대로'라는 건배사로 IMF의 영원을 바랐다는

현금을 손에 쥐고 있던 사람들.

 

 

내가 이렇게 욕을 하면서 봤던 드라마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머니게임을 보는 내도록 험한 말들이 튀어나왔다.

 

자꾸만 금융위기를 떠올리는 혜준과 허재가 그렇듯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그때의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리고 

별반 나아진 것 없는 지금을 마주했을 것이다. 

 

 

혜준과, 유진, 이헌부터 그 외의 주변 인물들까지 

각자의 어려움이 있고 상처가 있지만

그 문제들이 돈 앞에 놓였을 때의

행동양식과 그로 인한 결과가 다르다. 

 

특히 허재의 캐릭터가 보여줬듯

옳고 그름의 기준은 누가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선하고 악함 같은 성질이 정해진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언가의 기준으로 삼는 돈이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극의 마지막 쯤

허재와 혜준이 나눈 대화와

터져나온 혜준의 울음이 인상 깊이 남는다.

 

머니게임이 이런 돈에 얽힌 다양한 입장과 관점들을 잘 표현했고

드라마를 보고 나서 경제에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골치 아픈 문젯거리로만 느껴지는 경제라는 소재를

흥미로운 드라마 소재로 잘 활용해준 점이 고맙다. 

 

 

 

 

 

 

 

 글을 마치며 

 

아직 머릿속에서 정리도 다 되지 않은

머니게임이 좋은 이유와 영업요소들은 셀 수도 없이 많지만 

 

무엇보다 좋았던 건

절망을 적절히 보여준 현실에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건 아니었다는 점. 

 

이헌의 후배가 했던 말처럼 '정의가 승리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대놓고 위로하진 못해도

그나마 기대해볼 만한 희망이 보이는 엔딩을 맞았다는 것이다. 

 

외에도 캐릭터들의 매력이 넘쳐나고

일반화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심은경이라는 배우가 연기한 배역의 역할이

기존에 봐왔던 여성 캐릭터와는 조금 다른 것 같아 기뻤고 신선했다.

수동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그렇다고 대놓고 걸 크러쉬 요소가 있는 것도 아니다.

 

휘말리고 휘둘리기보다,

할 말은 하면서도 묵묵히 중간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이 참 좋았다. 

 

이렇게 푹 빠져 보면서 다음 시즌을 간절히 바라본 건

벤 위쇼가 출연한 영국 드라마 디아워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별다른 정보 없이 보기 시작한 드라마라

당연히 흥행한 드라마인 줄 알았는데 

성적이 썩 좋지는 않았던 것 같아 속상했다.

 

 

인물의 분위기상 그런것도 있겠지만

유독 유진이 무언갈 먹는 장면이 드물었던 것 같다. 

속초에서 대통령이 나니 안나니 할때도 입으로 음식을 가져갔던가 싶다.

 

혜준이 밥 편하게 먹였으니까 

유진이도 같이 밥 편하게 먹게 해줍시다 (오열)

 

제발 시즌2 내주세요. 

상상식사 (물론 메뉴는 갈치)하면서 착즙영상 그만보게 해주세요(그렁)

 

 

 

* 모든 이미지는 출처는 tvn tving 머니게임 페이지입니다

http://program.tving.com/tvn/moneygame

 

머니게임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린 최악의 금융 스캔들 속에서 국가적 비극을 막으려는 이들의 숨 가쁜 사투와 첨예한 신념의 대립을 그린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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