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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xx

블랙미러 밴더스내치 (스포있음)

  

 

 

 

블랙미러: 밴더스내치 방송종료

Netflix 영국드라마 1부작, 2018.12.28

 

1984년, 천재적인 프로그래머가 판타지 비디오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자신이 선택한 초현실적인 상황으로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제작   데이비드 슬레이드(연출)
출연  핀 화이트헤드 윌 폴터앨리스 로웨, 아심 초드리 출연

* 정보출처 다음

 

 

블랙미러 시즌1을 처음 접했을때의 충격은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만큼 자극적이고, 생각을 '너무' 많이 하게 만들기도 하는 시리즈였는데

다운받아서 보던 드라마를 넷플릭스에서 하던게 반가워서

시즌3인가 2를 보고 시즌1만큼 인상깊지 않아서 잠시 손을 놓고 있었다.

이번에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었다고 해서 봤다가

다른 엔딩을 보겠다고 재생버튼을 몇번을 눌렀는지

 

 

 

 


처음 접한 '인터렉티브'영화 였는데

영화를 보는 관객이 다음장면에서 인물이 할 행동을 선택해서

스토리라인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영화를 잘 보다가도 마음에 안든다 싶으면

엔딩을 멋대로 상상해버리는 나아겐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져서

영화를 보기에 조금 애매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새벽 2시) 영화를 시청했다.

 

1. 넷플릭스가 블랙미러팀에게 같이 작업을 하자고 요청한건 굉장히 잘한일


이라는 생각과 


2. 윈윈이라기보다 넷플릭스가 굉장히 득을 본 영화구나

3. 윌 폴터 굉장히 매력적인 배우다

4. 이런 괴물들이 좋더라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관객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블랙미러 특유의 스토리전개가 그런 관객의 선택에 의해 흐트러진다는 느낌도 받았고

결말이나 전개에 경우의 수 가 있을수 밖에 없는 형식이라

어쩔수없는 부분이겠거니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한다.

 

그래도 관객에게 관객의 위치를 일깨워주는 장면들이 종종 있어서

그런 디테일들은 재미있었다.

사실 새벽에 영화를 보는 바람에 좀 으스스했지만..

 

영화를 다 진행하고 나서,

마음에 드는 결말이 나오지 않아 4번반정도 플레이를 했었다.

가장 마음에 들던 결말은 엄마를 따라가는 결말이었다.

 

블랙미러 특성상 해피엔딩은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4번정도 하다가 시체를 토막내길 부추기는 선택지덕에 무서움을 떨쳐버리지 못해 종료했다. (...)

 

관객커스텀영화까진 아니고, 세미커스텀 정도 될까.

어느쪽도 원하지 않는 양자택일의 경우와

관객이 이게 최선이겠지 하는선택을 스토리 자체가 거부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이런 부분들은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지만

애초에 스토리 진행 게임을 하려한건 아니니까 어쩔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나만 해도 순전히 '흥미'로 게임처럼 접근한게 사실이기도 하고

스스로 해야하는 '선택' 때문에

내가 스토리라인에 관여하고 있다 라는 느낌보다

내가 게임을 플레이하고있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안들었던건,

주인공의 생사 혹은 죽음을 택한 방식이

게임의 평판으로 끝맺음되던 엔딩방식.

 

어떻게 보면 이런 엔딩방식이 굉장히 영화와 들어맞는 엔딩방식이기도 하지만

영화속에서 끊임없이 말하고 (혹은 강요하고)있는

'이미 벌어진일은 어쩔 수 없어, 받아들여

하지만 미래는 너의 행동에 따라 바뀔수도 있지'

하는 말을 굉장히 가볍게 느껴지게 하기도 했다.

 

반대로,

지나간 일들을 '잘' 받아들이고

그런 상황속에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는게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을

평소에 하고 있는 편이라

가치관이나 사고방식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잘못된 선택을 지적하기보단

잘못된 선택을 반복해 보여주면서, 다른(차악의)선택지를 부추기는 방식은 좋았다.

뭐가 좋은 연출이고 이런걸 다 떠나서

개인적인 감수성이나 성향에 잘 맞는 연출이었다.


그러다보니, '선택은 니가 하는건데 진짜 그만둘거야?'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해서

선택에 따른 책임감을 느낀다기보다 

(사실 이게 영화에서 말하고자 했던 것들 중 하나가 아닐까 싶지만)

그래 어디한번 다른 끝도 봐보자, 어차피 현실도 아닌데

하는 무책임을 저지르기 쉬워지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생각이 많아지기는 블랙미러 시리즈를 따라올게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넷플릭스의 새로운시작이 반가웠고

블랙미러 시리즈가 다시 보고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