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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xx

엘리자베스 타운 (2005)

누군가에게 좋은 영화라고 추천할 영화는 아닌 것 같은데 

9년 전에 봤던 이 영화가 생각나서 또 찾아봤다. 

 

 

이미지 출처: 다음영화

 

 

정말 특별할 것도, 선뜻 남에게 추천할만한 영화도 아닌데 

가끔 생각이 날 때가 있었다. 

다시 본 엘리자베스 타운은, 처음 봤을 때와 같은 느낌이었다. 

 

느슨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지루한 건 아니고

감정을 강요하는 건 아닌데 (자극적이지 않은) 감동이 있는

잔잔하고 잘 봤다 싶은 영화. 

 

물론 풋풋하고 어여쁜 커스틴 던스트와 올랜도 블룸이 출연해 보기 좋기도 했다.

이 영화에서의 커스틴 던스트는 매력적이다. 

 

 
엘리자베스 타운 예고편 ▲

 

극 중 남자 주인공(올랜도 블룸)인 드류는 하루아침에 커리어를 잃고 

애인에게까지 차이는 바람에 바닥에 내팽개쳐진 기분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결심하고, 행동에 옮기려는 찰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는다.

가족 간에 사이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드류는 혼자 아버지의 고향을 찾아가고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기까지 일어나는 이야기들이다.

 

꽤 많은 bgm이 등장했는데, 아마도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대중문화를 실시간으로 겪은 사람들에게는

좀 더 가까이 다가왔을 것 같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이 마음대로 풀리지 않을 때,

드류는 아버지 장례만 치르고 돌아와 꼭 자살을 하리라 마음을 먹지만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곳에서 방해를 받으며 위로를 받는다.

위로를 받은 드류는 주어진 상황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는다.

 

극 중 드류처럼

우리는 삶이 우리 마음대로 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일일이 좌절하고, 상처 받는다. 

영원하지 않을걸 알면서도 그 순간이 영원할 것처럼

기뻐하기도, 절망하기도 한다.

다른 누군가의 일도 아니고, 나의 일이기 때문에.

 

그럴 때 우리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혹은 전혀 기대도 하지 않은 곳에서

상황이 변하는 일들을 겪곤 한다.

 

꼭 대단한 성장이 아니더라도 

나와 나의 곁에 남겨진 것들을 한번 더 떠올려보는 것,

그리고 남겨지거나 주어진 것들을 외면하지 않는 것 만으로도

삶을 대하기에 충분히 훌륭한 자세라고 생각했다. 

 

 

 

 

드류와 클레어의 로맨스가 메인 인척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은 따로 있지만, 현실에 치여 그러지 못한다거나 

현실 때문에 내 인생을 챙기지 못한다거나.

그리고 내가 원치 않는 헤어짐을 겪는 일.

 

사실은 우리 주위의 혹은 나의 이야기를 하려 했던 건 아닐까. 

 

 

 

 

어릴 때 자신을 조수석에 앉히고 안전벨트를 채워주는 장면을 떠올리며

조수석을 쳐다보는 드류의 모습,

척과 눈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인상 깊었고

제시 베일러(샘슨의 아빠)의 밴드도,

후반부에 수잔 서랜드의 독무대도 멋있었다.

 

또 이 영화를 찾아보게 될 날이 올 것 같다.

가끔 생각날만한 영화를 봤다는 사실이 좋았다.

 

* 왓챠에서 시청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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