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터슨, 오직 사랑하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천국보다 낯선 의 감독 짐 자무쉬의 영화로
커피와 담배가 놓여진 테이블을 둘러싼 11개의 짧은 단편들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확실히 지루하다면 지루한 영화다.
흑백이라 시선을 사로잡는 영상미가 있는 것 도 아니고,
주인공들이 테이블에 앉아 나누는 대화가 주를 이루는 영화인데
그렇다고 그 대화들이 특별하다거나, 유쾌할 정도로 웃긴 것 도 아니다.
흡연이나 커피를 모르던 학생 시절에 이 영화를 접했을 때는
뭐 이런 영화가 다 있나 싶었는데,
몇 년 전 이 영화를 다시 봤을 때는 피식피식 웃으며 봤던 것 같다.
그리고 다시 얼마전에 이 영화를 봤을 때,
빨려들어가듯 집중해서 보지는 않았지만 딱 영화 제목 같은 영화라고 생각했다.
담배와 커피 같은.



대단한 뜻을 담은 이야기도 아니었기 때문에 편안한 대화가 오갔고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도록 편안했다.
자극적인 요소가 없었기 때문에 별 생각없이 영화를 볼 수 있었고
특별한 가치관 같은걸 노골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영화도 아니었기 때문에
거슬리는 것 없이 영화를 볼 수 있었다.
가끔은 커피 테이블이 찍힌 구도가 마음에 든다는 생각 같은 걸 하면서.
득될게 없는 걸 알아도 습관처럼 찾거나 즐기게 되는 가볍고 영양가 없는 대화처럼
어떻게 보면 시간 낭비처럼 느껴질 수 도 있겠지만
우리는 그것들을 필요로 한다.
어쩌면 우리가 하는 사회생활이나 수도 없이 맺고 끊는 인간관계들도 그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떨땐 우리에게 해로운 줄 알아도
이미 습관이 됐기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어서, 거절하지 못해서, 지금은 필요하기 때문에.
짧은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어색하거나 황당하고 이상한 상황과 대화들이 그런 것 처럼.
특별한 교훈을 얻고자 할 때 볼만한 영화도,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한눈을 팔지 못 할 정도로 스릴 있거나 흡입력 있는 영화도,
영상미가 있어 홀리듯 화면을 바라보게 되는 매혹적인 영화도 아니지만,
커피와 담배 같은, 대수롭진 않아도 편안한 영화였다.

몇년 주기로 이 영화를 3번이나 봐 놓고,
케이트 블란쳇이 1인2역을 했다는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1인 13역을 했다는 '매니패스토'가 갑자기 보고 싶어졌다.
별다른 자극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별 죄책감 없이 늘어져서 볼 영화가 필요하다면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유튜브에서 구매가능, 왓챠플레이에서 시청 가능합니다
찾는 영화가 있어 검색했을 때 찾는 영화가 나오는 경우를 따져보자면
유튜브>왓챠>넷플릭스 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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